[항공 산업]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한다?

2020. 11. 15. 22:26투자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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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 그리 달갑지 않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산업은행을 등에 업어 몸도 커지고 경영권도 방어하기 좋아지니 나쁘지 않은 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혀 달갑지 않다. 안그래도 시장우월적 지위로 기고만장해진 대한항공이다.

 나의 사례를 하나 예로 들어보겠다. 작년에 마카오 방문일정이 있어 인천-마카오 대한항공 항공기를 예약했던 일이 있다. 그런데 공동운항이라는 해괴한 제도를 이용하여 LCC(Low Cost Carrier)인 진에어 항공기를 투입하더라. 사실 예약 할때만 해도 대한항공에서 예매한 승객에게는 일부 혜택이 있겠지라는 생각에 발권을 진행으나 진에어의 좁고 불편한 좌석은 그대로, 기내 서비스는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즉 굳이 더 비싼 가격으로 낮은 품질의 여정을 선택해버린 꼴이 되었다. 그래서 복귀는 진에어와 공동운항하지 않는 홍콩-인천으로 여정을 짰던 기억이다. 

 이에 공동운항 제도에 대해 대한항공 고객의 소리에 장문의 항의와 제도개선을 건의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아주 일반적인 사과 뿐. 대화 의지를 잃고 더 이상 항의하지 않았다. 대화를 더 진행해 봐야 바뀔 의지가 없다고 느껴졌다.

 장거리 여정의 선택권이 대한항공 뿐이면 서비스 품질 개선을 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은 나라에 FSC(Full Service Carrier, LCC의 반댓말) 항공사가 두개나 있는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경쟁 체제를 굳이 없애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정비부문부터 통합… 강성부 반발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 두 항공사가 합쳐지면 자산 40조원 규모의 세계 10위권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탄생한다. 그러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KCGI 측이 산업은행의 개입에 반발하고 있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3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내주 초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 자금을 공급하면,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번 ‘빅딜’은 코로나로 인해 항공길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떠안고 가는 데 부담이 컸던 산업은행과 경영권 분쟁 속에서 우군을 확보해야 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된 뒤 산업은행은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고 재매각에 나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아시아나에 매달 수천억원씩 들어가는 자금 투입이 부담됐다. 지난 4월에 투입했던 1조7000억원은 모두 소진됐고, 9월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2조4000억원 가운데 3000억원가량을 이미 가져다 쓴 상태다.

 

더욱이 지난 4월 산은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형 항공사 두 곳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회사를 하나로 합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국적 항공사도 살리고 혈세 낭비도 줄일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회사가 하나로 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항공길이 막힌 상태에서 노선을 정리하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비(MRO) 사업을 외주로 주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RO 조직을 떼어내 별도 법인을 만들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MRO는 항공우주사업부에서 맡고 있다. 전체 정비 인력이 1900여 명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세계 최대 MRO 업체인 루프트한자 테크닉에 외주를 주고 있다. 정부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MRO 외주 비용을 줄이는 것을 급선무로 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정비 부문 조직과 인력을 합치는 것이다.

 

KCGI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회장 입장에선 산은이 우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산은과 한진그룹 계획대로 딜이 진행되면 산은은 한진칼 주요 주주로 올라선다. 현재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41.1%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 주주연합(46.7%)에 밀린다.

 

그러나 KCGI 측은 산은을 통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방식에 반발하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경영권 분쟁 중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못하고, 법원에서도 허가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걸면 우리가 99% 이길 것”이라고 했다. 다만 타협의 여지는 남겼다. KCGI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채권단과 정부 당국, 한진칼 경영진에 심도 있는 대화를 요청한다”며 “항공업 구조조정을 통한 사회적 가치와 채권자와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모든 아이디어 방안에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독과점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향후 공정위의 기업 결합 심사도 주목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저비용 항공사 자회사 등을 포함하면 국내선 점유율이 50%를 넘겨 독과점 상태가 된다. 그러나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기업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회생 불가 기업”이란 측면을 강조해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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