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 18:40ㆍ투자 일지
애플은 전세계 최고의 테크회사다. 아이폰, 맥북, 애플워치, 에어팟 등등 제품을 출시만하면 항상 대박이고 회사의 세가 기운다고 언론에서 떠들어 대도 파죽지세로 팔려나간다. 그런데 애플이 2014년부터 시작한 일명 '애플카'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한다는 소식.
왜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까? 마진율도 전자기기에 비해 낮은편이고, 시설투자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한 중후장대 산업인데 말이다 (영업이익률이 보통 자동차회사들은 10%만 나와도 잘하는 곳이라고 한다). 결국은 플랫폼 장악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는 이제 기계기술이 아닌 복합기술이 적용된 플랫폼이고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억대 이상이 팔려나가고 있다. 게다가 전자/통신/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큰 폭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니 애플이 이 돈냄새를 놓칠리 없다.
우선 애플은 돈이 아주 많다. 2020년 기준 Free Cash Flow만 약 75조원. 현대차 1년 매출액이 100조원이 갓 넘고 영업이익은 2~3조에서 왔다갔다하는데 말이다. 물론 이 많은 돈은 새로운 아이폰,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에 투자되어야한다. 과연 애플이 잉여현금을 자동차 프로젝트에 투입해주느냐에 따라서 애플카의 성공여부를 결정짓지 않을까 싶다.
어찌되었건 자동차는 전자제품과 꽤 다르다. 일단 품질 기준이 훨씬 높고, 자동차 양산이라는 것이쉽지 않다. 그리고 아무라 완벽히 만드려고 해도 어디선가는 꼭 작건 크건 결함이 터진다. 즉 몇 십년간 자동차를 양산해온 기존 자동차회사들도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않다는 것. 생산은 아마 타 OEM에 생산 위탁을 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하는데, 애플이 양산 회사를 관리할 수 있는지도 관전포인트. 그래도 팍스콘이라는 회사를 잘 리딩하는 거 보면 잘 할 것같으면서도 전자제품이랑 자동차가 같나 싶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애플이 자동차 양산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돈많고 기술력 빵빵한 애플이라면 못할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 많은 시행착오를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가며 어떻게 해쳐나가는지 지켜보자.
주식얘기를 조금만 하자면, 아직 양산 목표가 2024년이라고 하는데 아직 실체가 하나도 없다. 보통 자동차 개발은 기본 4~5년을 잡으며,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부품사 소싱, 양산 라인 구축 등 할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발초기부터 잘 준비했다면 2024년 양산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정부분 지연이 나올 수도 있다. 때문에 실체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주시할 예정. 우선 관련주는 벨로다인, 루미나 테크놀로지. (그런데 이 두 회사는 자율주행 관련주이니 애플카와 관련없이 잘 나갈 지도..)
애플카 테마주를 사면 안되는 3가지 이유
①애플카 출시 시기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어
②후발주자 애플, 선발주자 따라잡을 수 있을지
③현재 애플에 자동차 부품 공급하는 업체 없어
애플카 컨셉 디자인(사진=애플인사이더)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저명한 애플 분석가가 “애플카 테마주를 사지 말라”고 경고했다.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자율주행차 부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애플 공급망 전문가’ 궈밍치 TF 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28일(현지시간) CNBC와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애플 제품의 출시 계획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투자자들이 애플카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되는 기업들의 주식을 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최소 3가지”라고 말했다. 출시일정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애플의 경쟁력이 불확실할 뿐더러, 현 시점에서 애플 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없다는 것이다.
궈멍치의 경고는 애플카 생산 계획이 알려진 후 자율주행차 핵심부품인 라이다(Lidar·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센서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폭등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1일 애플이 2024년까지 자체 설계한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세계 1위 업체인 벨로다인은 나스닥에서 23% 올랐다. 또 다른 선두주자 루미나 테크놀로지스도 27% 급등했다. 이들 업체들이 애플의 공급업체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CES에서 벨로다인이 공개한 자율주행 로봇(사진=AFP)
애플카가 빠르면 내년 출시될 수 있다는 기대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대만 이코노미데일리에 따르면 대만 내 애플 공급업체를 인용해 애플이 2021년 9월 애플카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곧 있을 애플카 주문에 대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궈멍치는 이런 보도들이 “애플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되는 ‘개념주(concept stocks)’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고 꼬집었다. 애플카 출시와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투자자들이 실적이나 투자가치가 검증되지 않은 주식들에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의 이른바 애플 자동차란 개념과 관련된 주식은 단지 시장의 관측일 뿐이고 실제 애플 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없다”고 했다.
애플이 2024년까지 자체 설계한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사진=AFP)
애플카 출시 시기도 보수적으로 봤다. 그는 “올해 개발을 시작해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출시는 빨라야 2025년에서 2027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에는 2023~2025년 사이 애플카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보다 예측 시기를 늦춘 것이다. 그러면서 궈밍치는 애플카가 2028년 이후에야 출시되더라도 놀랍지 않다고도 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서비스의 수직적 통합을 통해 사용자의 운전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 애플카의 목적인 만큼, 출시 시기는 예정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궈멍치는 후발주자인 애플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애플카의 핵심 성공 요인은 하드웨어가 아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인데, 이는 애플이 기존 제품에서 크게 경쟁우위를 갖지 못한 분야라는 것이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는 동안 선발주자들이 쌓는 데이터의 양과 그를 바탕으로 한 딥러닝 수준의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애플카 생산계획에 회의적인 건 궈밍치뿐이 아니다. 짐 수바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주 “자동차 부문의 수익성이 정보기술(IT) 부문보다 훨씬 낮아 애플이 실제로 자동차를 생산할지는 매우 의문”이라고 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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