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 + 전고체 배터리?

2021. 3. 16. 21:05투자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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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이전의 자동차는 엔진과 변속기가 핵심이었다. 엔진과 변속기에 연구개발 집중하여 주행성능 최적화를 했고, OEM이 아닌 부품공급사가 주도하기 쉽지않았다. 그만큼 완성차 회사만의 확고한 영역이었다.

 

 그러다 2000년 중반부터 도요타 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점유율을 높이면서 슬슬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가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만들고 아주 대세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시장확장이 급격하게 진행되긴 했지만 불과 몇년전만해도 이렇게 전기차 세상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 전까지 자동차회사에서는 엔진과 변속기 내재화하여 최적의 성능으로 만들기 위해 온 역량을 집중했다. 자동차에 엔진이 말썽이면 되겠는가? 그리고 변속이 제대로 안되어 변속할때마다 덜컥덜컥거리면 그게 자동차인가? 차라리 말을 타고 다니지. 그리고 가장 자동차에서 비싸고 중요한 부품인데 이를 외부 공급사에 휘둘리면 품질이며, 원가관리도 어렵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제는 엔진과 변속기가 사라져버리는 추세가 되어버렸다. 이는 기존 OEM에게는 굉장히 불편할 수 있는데, 자동차의 성능이 배터리에 종속되어버리는 구조가 되어버렸기 때문. 때문에 배터리 메이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 CATL, 파나소닉, BYD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졌다. 오죽하면 배터리가 없어서 자동차를 못만든다는 말이 나올까. 때문에 OEM 입장에서는 배터리 자체개발 및 내재화를 꿈꾸고 있을거라는 생각이다. 우선은 배터리 공급사와 협업하겠지만, 항상 배터리 독립에 꿈을 꾸지 않겠는가. 

 

 폭스바겐의 배터리데이에서 폭스바겐은 CATL과 자체개발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천명했다. CATL은 중국 시장에서 영업하려면 중국 배터리를 넣어야하기 때문에 선택했을 것이고 이 외에는 배터리 공급사에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 자체개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메이져 OEM(폭스바겐, 현대기아차, GM,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 BMW, 벤츠 등)은 모두 배터리 내재화를 꿈꾸지 않을까. 번외로 뉴스에 따르면 도요타만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차(HEV)를 밀겠다고 한다. 역시 HEV의 아버지이니 자식을 놓을 수 없나보다. 

 

 여튼 결론은, 향후 몇 년간 전기차 배터리가 업계에서 큰 이슈겠다는 생각이다. OEM입장에서는 성능은 극대화, 배터리 가격 최소화를 목표로 공급사 컨트롤 하려들것이고, 배터리 공급사는 내가없으면 되겠냐는 입장으로 '슈퍼 을'의 입지를 절대 놓지 않으려 할 터, 향후 OEM과 배터리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볼만하겠다. 그리고 OEM은 조용히 배터리 내재화를 준비하려하겠지? 그래도 당분간은 배터리업체들에게 이익이 많이 돌아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없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데, 기술의 난이도는 어떠한지에 대해 아직 정확한 정보다 안보인다. 폭스바겐이 5년내에 진보된 기술을 보인다고 하니 지켜볼 예정.

 

폭스바겐 CEO가 배터리 업계 던진 '충격파' 3가지...LG·SK '초긴장'

 

 

 

 

 

폭스바겐 허버트 다이스 CEO.(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모빌리티와 에너지를 혁신적으로 결합할 것이다.(We're combining  mobility and energy in innovatve way)"

허버트 다이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파워 데이'에서 '모빌리티와 에너지의 혁신적 결합'을 강조했다. 파워 데이는 전기차 점유율 글로벌 2위의 폭스바겐이 1위 업체인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를 본따 만든 행사다.



폭스바겐은 이날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와 충전 부문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핵심은 '배터리 내재화'를 통한 원가 절감인데, 글로벌 배터리 업체에 던질 '충격파'는 상당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핵심은 크게 3가지다. 첫째,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 중 '갑'은 완성차 업체라는게 분명해진 점. 둘째, 완성차 업체에 필요한 파트너십은 에너지 업체(충전 인프라)라는 점.  셋째,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 전지가 곧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배터리 업체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기업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폭스바겐의 이날 발표는 배터리 업체가 조만간 '성숙기'를 맞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공급 불일치'...그래도 '갑'은 완성차 회사

시장 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는 매년 판매량이 21%씩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수요는 매년 30~50%씩 늘어날 전망이다.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안전하고 출력이 높은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완성차 업체의 니즈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 성능은 이른바 '심장'격인 배터리에 달렸고, 차체의 연비를 높이고 주행 중 편의를 높일 '보완재'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점은 전기차 시대 완성차 업체와 핵심 납품처인 배터리 업체 중 갑을 관계가 역전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완성차 업체들이 성능이 우수한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거나, 납기를 맞추기 위해 업체에 줄을 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테슬라에 이어 폭스바겐까지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면서 갑을 관계는 더욱 명확해졌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점유율 기준 '톱 티어' 업체다. 테슬라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량 기준 17.5%의 점유율을 확보해 1위를, 폭스바겐은 12.9%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30만대를 판매했는데, 2025년 판매량이 142만대, 2030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연평균 24%씩 성장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전세계에서 28만대를 팔았는데, 2025년 판매량이 265만대, 2030 6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3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원가 중 30%를 차지하고 있어 두 업체의 납품사로 선정될 경우 자연스럽게 배터리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그런데 두 회사 모두 배터리를 내재화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차량 판매단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폭스바겐은 이날 배터리 데이에서 앞으로 자사 전기차에는 기존 파우치형 대신 각형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전기차에는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폭스바겐 유럽과 미국공장의 배터리 납품사로 선정됐다. 그런데 폭스바겐은 이날 파우치형 대신 각형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날 파워데이에 앞서 국내 배터리 3사에도 이를 통보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크게 3종류다. 사각형의 틀로 구성된 각형과 원통형, 납작한 주머니 형태로 된 파우치형이 있다. 각형 배터리는 공간 활용도와 내구성이 높은데, 무겁고 대형화가 어려운 점이 단점이다. 파우치형은 다양한 모양으로 쌓을 수 있는데 반해 안정성과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자료=SNE 리서치)

폭스바겐은 중국 CATL과 노쓰볼트를 통해 각형 배터리를 납품받을 전망이다. 노쓰볼트는 테슬라 출신 직원이 창업한 회사로 폭스바겐은 노스벨트와 합작사 '노스볼트 즈웨이'를 만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도약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사실상 좌절됐다. 현대차와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쥐고 있지만, 폭스바겐의 '서플라이 체인'에서 돌연 제외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폭스바겐은 10년 내 유럽에 40GWh 규모 배터리 공장 6개를 지을 계획이다. 총 캐파는 240GWh로 글로벌 배터리 업체의 생산능력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40GWh는 매년 960만대 분량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전지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공급 부족이 예상돼 전지업체와 완성차 업체의 전략적 협력관계가 공고할 것이라고 예상됐는데, 테슬라와 폭스바겐이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정반대인 상황이 펼쳐졌다"며 "완성차 업체는 글로벌 생산전략에 따라 언제든 배터리 업체를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전기차 판매량 전망.(자료=SNE 리서치)

폭스바겐의 러브콜 받은 'BP, 에넬' 등 정유사...완성차 관심은 배터리보다 충전 인프라

폭스바겐은 이날 '고속충전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영국 BP와 스페인 이베르드롤라, 이탈리아 에넬 등 에너지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 회사 모두 유럽의 정유사로 현지에 주유소를 확보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폭스바겐 그룹의 배터리 전략은 고속 충전 네트워트 확충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1만8000기의 충전소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유럽내 전기차 충전소의 5배 규모로, 유럽 전체 수요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충전소 건설을 위해 BP와 함께 8000기를 짓고, 아랄과 함께 4000기의 충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유럽의 충전 인프라 확장을 위해 4억 유로(한화 54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폭스바겐은 유럽과 중국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합작사를 설립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는 3500기의 충전소를 올해 말까지 건설할 계획이며, 합작사인 캠스(CAMS)는 2025년까지 1만7000기의 충전소를 구축한다. 폭스바겐은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정유사와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완충까지 15~30분이 소요된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충전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충전 인프라를 다양하게 구축해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충전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는 정유사 등 에너지 기업과 협력을 통해 충전 인프라를 짓고 있다.

정유사는 곳곳에 주유소를 갖추고 있어 전기차 충전기기를 설치하면 곧바로 전기차 충전소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유소를 갖춘 정유사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업체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실은 정유업체가 파트너십의 핵심에 있다.

국내에서도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 4사는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023년까지 190여곳에 충전소를, 현대오일뱅크는 200기의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한다.

차세대 전고체전지 '먼미래'라더니...어느새 '성큼'

폭스바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각형 셀은 그룹이 향후 5년 내 비약적 도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전고체 전지로 전환하는 데 있어 최적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5년 내 전고체 전지의 괄목할만 한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2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의 기술적 결함을 극복해 차세대 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전고체전지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및 폭발의 가능성을 현저하게 낮췄다. 안정성과 내구성에도 이온 이동성 저하로 인한 출력 문제와 낮은 충방전 문제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충방전을 할 경우 음극재에 덴드라이트가 생성되는 문제로 효율이 낮아지고 수명이 짧아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고체 전지는 1980년대 개발됐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1991년 일본 소니가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면서 2차전지의 대세로 자리잡았고, 앞으로 10년 이상은 리튬이온전지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2010년 일본 토요타가 황화물을 사용한 전고체 전지 개념을 제시하면서 관련 기술의 개발도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요타가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있다. 토요타는 2019년 1월 파나소닉과 합작사를 설립해 전고체 전지를 탑재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뒤쫓고 있다.

 

 

 

 

리튬이온전지 및 전고체 전지 비교.(자료=KDB미래전략연구소)

전지업계에서는 2030년 대형 버스를 중심으로 전고체 전지 상용화 가능성을 점쳤다. 그런데 폭스바겐에서 돌연 5년 내 보다 진일보한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것이다.

폭스바겐이 이날 전고체 전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업체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 콜로라도 연구팀이 설립한 솔리드파워(Solid Power)는 BMW와 포드, 삼성벤처투자 등 유수의 기업들에서 투자를 받았다. 솔리드 파워는 2023년 전고체 전지를 양산, 2028년부터 전고체전지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칭타오에너지는 전고체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삼성전자는 전고체 전지 충전시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 에너지 '네이처 에너지'에 발표했다. 음극재의 두께를 줄이고 나오입자를 코팅할 경우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덴드라이트 생성이 억제된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4월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해 전고체 전지를 비롯한 차세대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미국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와 조인트 벤처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전지 개발에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날 전고체 전지 시대를 앞당겨 리튬이온전지의 종언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과 화재 위험을 차세대 전지로 맞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과거 완성차 업체는 차만 만들고, 에너지원은 정유사와 배터리 회사가 만들던 것에서 벗어나겠다고 '내재화' 계획을 밝혔다.

폭스바겐이 던진 '충격파'는 국내외 배터리 업체에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구태우 기자(teoku@bloter.net)

 

'韓 배터리' 발칵 뒤집은 폭스바겐, 더 큰 문제 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폭스바겐이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주력으로 생산해온 파우치형 배터리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중국 CATL, 스웨덴 노스볼트가 주력 생산하는 각형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을 공식화하자 국내 업체들에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단 지적들이 나온다.

특히 폭스바겐이 배터리 관련 궁극의 목표는 '전고체 배터리'라고 밝힌 것은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을 넘보는 의지로까지 해석돼 '유럽굴기' 야심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조 쏟아부어 유럽 내 배터리 공장 총 6곳 짓겠다는 폭스바겐지난 15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은 '파워데이'에서 2023년부터 '통합형셀(Unified Cell)'이라 부르는 각형 배터리를 도입, 2030년까지 이 비중을 전체 적용분의 80%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나머지 20%는 원통형, 파우치형 등을 자동차 사양과 필요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목적은 하나다. 배터리 제조에 드는 비용을 50%까지 낮춰 전기차 전체 비용을 낮추고 이를 통해 전기차 확산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중 폭스바겐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도 내놨다.

이를 위해 이 기간 총 240GWh 상당량의 배터리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현재 스웨덴, 독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외에도 유럽 내 4개 공장을 더 지어 총 6개 공장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경우 290억달러(328000억원)가 들 것으로 봤다.

이같은 계획과 더불어 이날 눈에 띈 점은 합작사인 스웨덴 배터리 회사 노스볼트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한 점이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이 이날 수 차례 언급한 유일한 배터리 업체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에 이미 140억달러 어치 신규 수주도 줬다. 노스볼트로 확실한 몰아주기를 한 셈이다. 이는 양산경험이 부족한 노스볼트가 성장하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다.

폭스바겐은 발표에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 기업과 협력 상황을 공유하는데도 상당시간 할애했다. 현지에서 'CAMS'라 불리는 합작사를 통해 2025년까지 총 1만7000개에 달하는 고속충전 시설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개화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충전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중국 CATL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CATL이 각형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는만큼 노스볼트 뿐 아니라 중국 CATL도 폭스바겐의 신전략 수혜를 입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LG·SK, 올해 폭스바겐 MEB 물량 입찰 어려울 수 있어…파우치형 쓰는 고객 확보 주력해야"

 

 

 

 


폭스바겐의 이 전략에 따라 파우치형 배터리에 주력해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단기충격이 불가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원통형과 파우치형을 함께 생산하지만 파우치형 생산량이 훨씬 높다. SK이노베이션은 전량 파우치형을 생산한다. 반면 삼성SDI는 원통형, 각형을 생산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3개 업체들은 2018년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 프로젝트(MEB)와관련해 대규모 수주를 받았었다"며 "2024~2025년 양산 목표로 올해 하반기 입찰 예정인 MEB 후속 물량에 대해서는 국내 업체들 수주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우치형에 맞춰 이미 대규모 시설투자를 진행한 일부 배터리 기업들로서 또 다시 큰 돈을 들여 각형에 맞춘 시설을 준비하고 짓는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파우치형을 쓰는 다른 고객사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것 밖에는 마땅한 대응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친 비관론은 자제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전기차 영역에서는 업체간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접근이 (전체 시장을 키우는 데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며 "전기차용 배터리는 각형 뿐 아니라 파우치, 원통형이 고유한 장단점을 지닌 만큼 향후 세 타입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서운 것은 폭스바겐이 '궁극의 목적은 전고체 배터리'라고 규정하고 이 역시 자체 또는 합작 생산할 수 있단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전기차 개화기 초기 리튬이온 배터리 단계에서는 한중일 3국에 주도권을 내줬더라도 차세대 배터리 선도 지위는 유럽이 가져가겠단 장기적 계획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여서 현재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삼성SDI, 파나소닉 등 유수 업체들이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중인 미국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의 주요 투자자다.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 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전이 더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소송 초기 가장 우려했던 것이 한국 기업끼리 싸우는 사이 중국에, 또는 유럽에 배터리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1년 여 전 우려했던 영향이 지금에 와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면 합의의 문은 열려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ITC 판결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고 추후 다른 업체들과 기술 경쟁시 오히려 기술 보호 장벽을 높이는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출처1: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293&aid=0000033834

출처2 :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08&aid=0004557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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