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파불라(Pabula)' - 현지 보다 더 맛있게 먹은 사천 마라코스요리!

2020. 5. 19. 00:03잘먹은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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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경사가 있는 날이자 오니님이 한턱 쏘시는 날. 이곳 '파불라'는 오니님과 협업을 한 인연이 있으며, 오니님네 회식지로도 종종 방문했다고 하신다. 말씀주신 김에 같이 방문해봤다.

 이곳 '파불라'는 중국 사천식 음식점이라고 한다. 마라OOO 음식점이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이곳처럼 고급 사천 음식점이 얼마나 될까 싶다. 실제로 꽃과 초목을 잘 배치하여 실내도 잘 꾸며놓았고, 조명도 은은하고 자리 배치도 듬성듬성하니 부담스럽지 않으며, 분리형 룸도 있다. 때문에 중대한 거사가 있거나, 연인/부부 간 기념일에 방문해주면 좋지 않겠나 싶다. 예약은 필수겠다.

 우리는 '마라마라 코스요리(Dinner, Mala Mala)'를 주문했다. 사실 화자오 특유의 알싸한 맛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다만은, 시내에서 먹어본 마라음식점과 비교해 보고 싶었다. 게다가 얼마전에 청두를 다녀왔으니 로컬음식과도 비교해 볼 수도 있을테니 주저없이 선택!(물론 청두여행할 때는 중저가 음식점을 방문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청두 여행기는 대체 언제..?)

 결론적으로 이곳 '파불라'의 음식은 현재까지 먹은 사천음식 중 가장 맛있게 먹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수정했을 수도 있겠다만, 난 이곳 '파불라'의 음식이 청두에서보다 더 좋았다. 조리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잘 맞추셔서인지 모든 메뉴의 식감이 예술적이며, 뿐만 아니라 대체적으로 매콤/얼얼하니 맛도 좋아 만족스럽다. 게다가 종업원님들의 서비스도 훌륭하며, 분위기도 좋다.

 다만, 역시 가격이 저렴할 리가 없으므로 자주오기는 어렵겠다. 하지만 중요한 이벤트가 있으면 혹은 맛있는 사천요리가 끌릴 때 방문하기 훌륭한 곳이라고 생각.

코스요리이므로 개별 메뉴에 대해 아래 간략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부처폐편

 머릿고기, 아롱사태, 소양 세가지 부위를 차가운 마라소스에 흠뻑 절였다. 냉채족발같은 느낌이랄까? 대신 흔히 접할 수 있는 겨자소스가 아니라 마라소스를 활용한 냉채다. 때문에 맵고 얼얼한 고기편육을 즐길 수 있다.

#2 차나무버섯볶음

 가장 놀랐던 메뉴. 버섯인데 고기의 식감이 나며, 화자오와 같이 볶으셨는지 입이 화하다. 또 특이하게 밥이랑 꽤 잘어울리니 묘하다묘해. 역시 시그니처 메뉴라 그런지 맛있었으며, 다시 생각날 정도.

#3 라즈지

 닭날개를 붉은고추, 화자오와 같이 볶았다. 때문에 매운향이 잘 입혀진 닭튀김이니 특이하다. 역시 새로운 맛의 닭날개였으며 괜찮았다.

#4 게살새우탕

 전형적인 게살스프. 보통 전채요리로 종종 볼 수 있는 메뉴인데,이곳 '파불라'에서는 중간점에서 주신다. 입가심을 해보라는 것인지 궁금한데, 사유는 여쭤볼걸 그랬나 싶다. 게살과 새우만 있으면 다소 심심할 수 있겠는데 매생이가 다소곳하게 올라 있으며, 휘휘 저어 먹으면 별미다.

#5 서총관 비프 마라샹궈

 재료가 적절하게 익혀져 식감이 살아있으며, 얼얼함 / 매콤함 / 고소함이 녹아있다. 다시 생각해도 재료의 볶아진 정도가 예술적이라고 생각하며, 흰 쌀밥과 같이 먹어주면 밥도둑이 따로 없겠다. 지금까지 먹었던 마라샹궈 중 가장 맛있었다.

#6 청초어

 대구와 비슷한 느낌의 흰살생선을 우사골에 끓였다고 하며, 그 위에 식감이 살아있는 고추와 호박을 다져넣어 이 또한 새롭다. 반면, 약간은 비릿하거나 느끼하다고 느낄 수 있어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지만 난 역시나 잘 먹었다.

#7 Mrs. 첸 마파두부

 코스에서 마지막이며 식사메뉴. 두반장과 화자오향을 잘 입혀 향이 가득한데, 이게 또 과하게 자극적이지는 않았다. 흰 쌀밥과 같이 먹어주면 역시나 밥도둑이다. 이 또한 지금까지 먹어본 마파두부중 가장 맛있다.

 중국 사천요리는 마라탕이 유행할 시기부터 접하였으니 문외한이다. 사천의 향신료나 소스나 혹은 요리법 등 내가 잘 알리가 없으니 기본적인 용어 정리를 조금 하고자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우선 마라부터. "마라는 저릴 마(麻), 매울 랄(辣)을 써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의미한다. 마라 향신료에는 육두구, 화자오, 후추, 정향, 팔각 등이 들어가 마취를 한 듯 얼얼하면서 독특한 매운맛을 낸다."(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749230&cid=43667&categoryId=43667)

 그리고 화자오와 산초를 혼동하고 있었는데, 다음 링크의 황교익선생님 칼럼에서 잘 정리해주셨다. 결론은 1) "'초피'와 많이들 헷갈리는 '산초'는 산초나무 열매다. 산초나무는 중부 내륙 지방에 자생한다. 초피와 생김새는 비슷하나 그 맛과 쓰임은 완전히 다르다. 산초는 얼얼하지도 시지도 않다. 향은 비누 냄새 비슷하다. 무엇보다도 산초는 향신료로 쓰지 않는다. 열매의 씨앗에서 기름을 짠다." 2) "혼란을 막자면 이렇게 기억하면 된다. '한국의 초피(椒皮), 일본의 산쇼(山椒), 중국의 화자오(花椒)는 같은 향신료다. 그리고 한국의 산초는 향신료가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다음 링크를 잘 참고하자. (http://food.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01/2014030100295.html)

 사천은 또 훠궈가 대표음식이지 않는가. 훠궈관련 영상도 재밌게 봤다. 오리내장이니 메기니 죽순이니 중국인들은 별걸 다 샤브샤브해먹는다. "중국 사천성은 추운날씨로 샤브샤브(훠궈) 발달, 강한 향신료와 매운향이 특징인 음식들이 많다. 기후와 관련된 음식문화를 설명하는데 활용하기 좋은 영상이다."라고 하니 받아들이자. 영상도 가볍게 보면 좋겠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446469&cid=51727&categoryId=51729)

 

 청담동 명품거리 샛길에 있다. 

 

 

 

 

본토에서 오신 요리사님들

 본토에서 모셔온 요리사님들이라고 한다. 모셔오느라 힘들지 않았을까?

 

내부 분위기 은은하니 훌륭하다.

 

 

 

 

 

메뉴판

 '파불라 시그니처 코스 헤븐리(Pabula Signature Course, Heavenly)'와 '저녁 마라마라(Dinner, Mala Mala)' 고민하다 후자로 선택. 전자가 이곳의 시그니처 코스라고 하니 다음방문 시 시도 예정. 참고로 대부분의 요리에 화자오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때문에 혀는 항상 얼얼하다.

  '마라마라 코스요리'에 대한 설명을 제공해 주신다. 무슨 음식과 요리를 먹는지 알 수 있기에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 내가 위에서 기록한건 느낀점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고, 위의 설명 자료가 정확한 메뉴에 대한 설명일테니 유심히 읽어보면 좋겠다.

 

 

코스 초입부에 마실 차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레몬차로 선택.

#1 부처폐편

 에피타이져로는 좀 강하지 않나 싶지만, 맛있는 소고기 냉채다.

#2 차나무버섯볶음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이자 가장 맛있게 먹은 차나무버섯볶음. 식감이 특이하니 소고기 같다. 이상하게도 쌀밥과 잘 어울리는데 아직도 신기하다.

#3 라즈지

 매운 닭날개 튀김. 화자오의 알싸함이 그대로 입혀져있으니 새로운 느낌의 닭날개 튀김이겠다.

#4 게살새우탕

 에피타이져로 게살새우탕이 나와야하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앞서 먹었던 맵고 알싸한 향의 음식들을 중화해주는 느낌. 게살/새우 뿐만아니라 매생이가 들어있어 별미.

#5 서총관 비프 마라샹궈

 

 각종 야채와 소고기 등 재료들이 기가막히게 볶아졌다. 지금까지 먹은 마라샹궈중 가장 맛있었다.

이쯤에서 쌀밥이 부족하여 더 주문.

 

 사골국물에 흰살생선, 쫑쫑 썰은 청고추 / 호박을 넣어 푹 끓여줬다. 때문에 국물이 진하고 묘하니 괜찮다. 재료의 식감도 살아있으니 좋다.

 

 역시 먹어본 마파두부 중 가장 맛있다.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풍미가 살아있으니 영락없는 밥도둑. 참고로 마파두부에는 쌀밥을 따로 또 주신다. 덕분에 약간 과식 했다. 

 다음 방문 시 다른 코스요리를 먹어보고싶다. 역시 파불라 시그니처 헤븐리 코스가 가장 대표라고 하니 시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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