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7. 18:58ㆍ잘먹은 음식점
가야지가야지하다 2년동안 못갔던 이곳 '서초집'에 드디어 방문했다. 꽤 괜찮다는 추천을 왕왕 받았으니 어느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했으며, 결론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고기(오겹살, 목살)는 꽤 맛있다. 점원분께서 큼직한 고기덩어리를 초벌로 구워주신 이후 먹기 좋게 서걱서걱 잘라주시며 알맞게 익혀주시는데, 고기는 부드러우며 육즙이 가득하니 꽤 맛있게 먹었다. 껍데기는 고소한데 저렴하게 술안주로 먹기 괜찮다.
고기와 곁들여먹는 야채메뉴도 준수하다. 특히 계란노란자 코팅한 파절이는 고기와 꽤 잘어울린다. 리필도 잘 해주시니 만족스럽다. 이외 명이나물, 버섯, 물에 씻은 김치, 와사비, 갈치속젓 등 취향껏 고기와 곁들여 먹어주면 좋겠다. 고기가 맛있으니 어떻게 먹어도 좋다.
후식으로 먹은 김치볶음밥도 맛있다. 볶아서 가져다 주시는데, 틈틈이 고기도 있고 (육안에는 깻잎이 없어뵈는데) 깻잎향도 은은하게 올라오니 괜찮은 김치볶음밥이다.
하지만, 된장칼국수는 평범한 편이다. 다만, 된장칼국수라는 메뉴가 맛있기 어려운 것 같다. 얼마전에 먹은 독립카츠의 된장국수도, 예전에 먹은 된장국수도 그냥 그랬으니 이 정도면 궁합이 완벽하게 안맞는게 아닌가 싶다.
서초동에도 괜찮은 삼겹살집이 왕왕있는데, 개인적으로 이곳이 제일 마음에 든다. 집 근처이기도 하니 자주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는 한정메뉴(본갈비, 삼각살)와 특수부위(생갈비, 안심, 마구리살,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도 시도해볼 예정. 모두 어떨지 궁금하니 근시일내에 재방문 예정.
'서초집'이 위치한 곳은 약간은 소규모 상권에 있어서 그런지 한동안 모르고 살았다. 이 동네 2년 살았는데도 몰랐을 지경이니 잘 숨겨져있다고 생각한다.
돼지고기를 전문적으로 다루신다.
걸려있는 돼지고기가 보기 좋다. 직접 고기 가공도 하시는가 싶다.
위의 '계란 노른자가 올라간 파절이'가 꽤 매력적이었다. 계란노른자 코팅이 된 매운 파절이는 고기와 궁합이 좋다. 하지만 생파기반이기 때문에 먹고나서 뒷끝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자. 참고로 남은 흰자는 어디에 사용하시는지 뜬금없지만 궁금하다.
두툼한 고기 덩어리를 가져오신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며 마음의 안정이 온다.
직원분이 자주 와주셔서 구워주시기도 한다. 역시 전문가들이 구워주셔야 더 맛있는 것 같다. 나도 잘 굽고 싶은데 구워진 고기를 얼른 먹어야하니까 잘 안된다.
노련한 점원님께서 친절하게 구워주신다. 덕분에 우리는 신경을 덜 쓰는 동시에 최적점에 구워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오겹살은 식감좋고 비계도 적당하며, 목살은 기름기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꽤 부드럽다. 둘다 수준급이다. 개인적으로 서초동 최강이라 생각.
껍데기는 고소하다. 돼지껍데기를 좋아하신다면 술안주로 먹기 나쁘지 않다. 이시점에는 포만감에 정신이 혼미해져 껍데기가 구워진 사진은 못찍었다. 반성한다.
이곳은 김치볶음밥 맛집이기도 하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시그니처메뉴인 김치볶음밥은 꼭 먹어보면 좋겠다. 보통의 김치볶음밥과 큰 차이 없어뵈는데, 자꾸 숫가락이 움직이게 된다. 고기랑 깻잎이 육안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먹다보면 은은하게 느껴진다. 이곳에 방문하신 분들 대부분의 테이블에는 이 김치볶음밥이 있었다.
안타깝지만 된장칼국수는 평범했다. 예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국수와 된장찌개의 조합이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날 확신하게 되었다. 된장찌개에는 역시 김 모락모락 올라오는 쫀쫀한 쌀밥이 잘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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