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1. 20:05ㆍ영국, 아이슬란드, UAE (2019)
1.도입
이번여행은 08년 이후로 11년여만의 장기 여행이다. 07년도 '영국/파리 여행', 08년도 '이탈리아, 프랑스, 바로셀로나 여행' 이후로 장기여행은 처음인지라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물론 퇴사라는 촉매가 큰 기폭제가 되긴 했을거다. 07년 08년 당시에 생각하기를, "아 유럽~?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겠네?"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장기여행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11년이 걸렸다. (18 모로코/스페인은 8일짜리 여행이었으니 일단 논외로 하겠다.)
왜 영국과 아이슬란드냐? 우리 모임의 오씨 회원님이 현지 근무중이니, 응원방문 겸 12년 전에 덜 본 영국을 더 깊이 보러 계획하게 되었다. 다만, 영국만 가기 아쉬운지라 다른 국가 한 곳을 가는것을 고민하였는데 아이슬란드를 먼저 다녀온 아는 동생의 여행담을 듣고 최종 결정하게 되었다.
2. 동선
장기여행 동선은 선택지가 너무 많아 쉽게 짜기가 어렵다. 마치 예약하기 어려운 고급음식점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먹고 싶은 메뉴가 너무 많아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번 유럽여행에서는 영국 중북부와 런던근교가 주요 타깃이었기 때문에 2주일을 배정해 두었으며, 런던 -> 에딘버러 -> 뉴캐슬 -> 더럼 -> 요크 -> 리버풀 -> 윈더미어 -> 런던으로 잠정확정하였다. 다만, '윔블던'관람에 꽂혀버려 윈더미어를 취소하였다.(덕분에 + 나의 부주의 때문에 윈더미어 숙소비 150파운드를 생짜로 날렸다. 에어비앤비는 몇 단계의 환불규정이 있는데, 매우엄격30 규정인 숙소여서 취소 후 단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아까워 죽을 지경이지만, 윔블던 관람이 그만한 가치를 했다고 생각한다. 자기합리화는 이렇게 해주는거다.)
영국은 대략 잡아놓았으니 이제 남은 1주일을 어떻게 배당할지가 관건이었다. 프랑스 파리 근교와 스위스를 다녀올지, 아일랜드를 갈지, 스코틀랜드를 더 구석구석 볼지, 아니면 아이슬란드로 넘어갔다올지 등등의 많은 옵션이 있었으며, 당연히 큰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제한된 일정에 갈 곳을 마구 쑤셔 넣었어야만 했다.
일단 파리 근교와 스위스까지 다녀오기에는 동선이 너무 길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언에어 등의 저가항공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안그래도 영국 전역을 돌아다닐텐데, 프랑스와 스위스까지 다녀오기에는 일정과 체력이 부족할 것 같았다.
아일랜드를 가보고는 싶었으나, 영국과 대동소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제외했다.
스코틀랜드 또한 3일이 배정했고, 그리고 차를 빌려 다닐 수 있었기에 나름 충분한 일정이 아닌가 싶어 추가로 배정하지 않았다.
결국 남은 것은 아이슬란드. 하지만 아이슬란드 정보를 수집하며 느낀 것은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수집정보에 따르면 물가가 만만치 않았으며, 차량 렌트를 하지않으면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었으며, 여름에는 오로라를 볼 수 없다는 점에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요리해먹으면 식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 차량 렌트를 안하는 여행자를 위한 버스투어가 잘 되어있다는 점, 그리고 오로라를 볼 수 없지만 그만큼 온화한 기후에서 천혜의 자연을 쾌적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점점 매료되어가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아이슬란드행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아는 동생인 현승군의 여행사진과 현지 여행담을 듣고 나서다. 내가 생각했던 것(1일에 40만원, 총 5일 200만원)보다 저렴하게 다닐 수 있을거라고 조언해줬으며, 그가 보여준 여행사진에 있는 꽉 들어찬 수려한 자연경관에 매료되었다. 결국 아이슬란드로 결정. 비행기표는 Wizz항공이라는 저가항공사를 이용했다. 스코틀랜드나 맨체스터에서 직접 가보려했는데, 런던에서 가는 것보다 비행기표가 비싸 런던 <-> 레이캬비크 항공권을 예약했다.
참고로 Wizz항공과 같은 저가항공 예약 시 페널티나 추가요금을 피해가는 지혜를 가져야하는데, 나는 잘 피해가다 Wizz클럽 가입으로 30유로정도를 날렸다. 아까워 죽을 지경.
3.예산
이번 여행의 예산은 앞서 프롤로그에 언급했듯, '뭘 아끼냐?'가 컨셉이었다. 이 문구의 의미는 생각없이 지른다는 개념이 아니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당연히 하되, 해야만하는/사야만하는/봐야만하는/먹어야만하는 것들에 아낌없이 쓰자는 의미다. 때문에 비행기표는 아부다비를 경유하여 런던으로 가는 에티하드항공을 선택했으며, 혼자다닐 때는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를 적극 활용했다. 딱히 훌륭한 메뉴가 떠오르지 않았을 때는 영국 4대 슈퍼(Marks and Spencer, Sainsbury, Tesco, Coop)의 신선식품을 적극 애용했다. 덕분에 영국인이 즐겨먹는 '삼각샌드위치'를 여러번 먹다 다소 질리기도 했다. 물가가 터무니없이 비싼 아이슬란드에서는 그나마 저렴한 식료품점에서 재료를 사와 숙소에서 핫도그를 만들어먹었으며, 여정 도중에는 미리 사온 빵, 과자, 바나나 등으로 끼니를 떼우기도 했다(관광지에서는 햄버거 세트가 2만원에 육박했다. 맛도 형편없었다). 그밖에는 음식이건, 어트랙션이건, 쇼핑리스트에는 주저없이 지불했다. 덕분에 계좌에 피멍이 들었으나 그만큼 여행만족도는 비례하여 증가했다.
4. 항공권
런던행 직항 비행기표는 사실 스카이스캐너에서 연초부터 체크하고 있었는데, 영국행 확정일자가 쉽사리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항공권 가격이 택시미터기처럼 비싸지는 것을 뜬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영국행이 잠정 확정된 5~6월 경에 대한항공 직항 가격은100만원 초반대였으며, 최종 확정된 6월 말에는 150만원까지 오르는 것을 보고 직항을 깨끗히 포기했다. 결국 경유항공편으로 눈을 돌렸으며 가장 저렴한 축이었던 카타르항공과 에티하드 항공 중 결정하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카타르항공과 에티하드항공 중,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고, 그나마 볼거리가 많아보이는 아부다비행 에티하드항공이 채택되었다. 항공권은 90만원 초반에 득했다. 참고로 에티하드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고, 카타르항공은 아시아나마일리지만 적립 가능하다. (참고로 또 다른 아랍계 항공사인 에미레이츠항공은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만 가능하다.)
5. 숙소
앞서 언급했듯 숙소는 에어비엔비를 적극 활용했다. 런던에는 마일엔드 오씨네집(A.K.A 우리집)에 있었으니 덕분에 편하게 있을 수 있었고, 리버풀에서 15파운드짜리 숙소 외에는 나머지는 모두 괜찮았다. 에어비엔비를 통해 현지인들이 사는 숙소에 잘 수 있었으며, 5~6만원대의 다소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숙소에서 쉴 수 있었다.
6. 브릿레일패스 (Britrail Pass)
스코틀랜드는 렌트카로 다닐 예정이었으니, 영국 중북부만을 위한 Britrail Pass England를 구매하였다. Britrail Pass는 유레일패스와 비슷한 개념인데, 영국내에서만 적용된다. Flexible의 경우 1달내에 원하는 기간동안, Consequtive는 연속 기간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세부 조건은 여행일정에 따라 구매해주면 좋겠다. 자세한 내용은 브릿레일 패스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자. 참고로 나는 연속 8일짜리로 결제했고, Britrail M패스로 구매하여 굳이 종이패스를 들고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가격은 314미국달러.
유레일패스와 같이 일정기간 무한정 사용가능한 Britrail Pass에 대해서 추가 설명하려한다. Britrail Pass는 영국 내부에서 무제한 사용가능한 무제한 기차티켓이다. 세부는 홈페이지가 정확하겠지만, 영국전역/스코틀랜드/런던근교 등등 옵션이 몇가지 있으니 홈페이지 참고 바란다. 참고로 Britrail Pass는 탑승권이 유레일패스와 같이 '종이로된 표'인지라 여행 시작 전 2주전에 신청하여 넉넉잡고 수령받는 것이 필수다. 나는 Britrail Pass를 너무 늦게 발견하여 어쩔수 없이 Britrail England M Pass로 구매했다. (Britrail England M Pass는 잉글랜드 내부에서만 사용가능한 무제한 티켓이다. 물론 모바일 티켓이라 훨씬 더 간편하긴 했지만 잉글랜드만 커버된다. 그리고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넘어가는 기차도 커버되긴 한다. 아래에 추가 설명.)
한가지 팁을 주자면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간에는 Britrail England M Pass만으로도 통과가 가능하다. 나는 바보같이 런던 -> 에딘버러, 에딘버러 -> 뉴캐슬행 기차표를 따로 구매했는데, 구매할 필요가 없는 기차표였다. 스코틀랜드레일쪽과 잉글랜드레일쪽 직원 모두에게 물어봤는데 탑승하는데 문제없다고 했다. 각각 55파운드, 13파운드였으니 2끼 밥값 날렸다. 다음 여행자들께서는 지뢰를 피해가길 바란다.
또 한가지 팁을 주자면, Britrail Pass는 '영국 기준 외국에서 만' 구매 가능하다. 나는 그냥 현지가서 구매할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여행 임박하고 나서야 영국에서 구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긴급하게 구매하려다보니 결국 종이표를 수령할 수 없었고, M 패스로 구매했다. (물론 M패스가 훨씬 편했으니 전화위복이겠다.)
준비과정을 포스팅하다보니 내 호주머니에서 얼마나 많은 돈이 줄줄 샜는지 알 수 있었다. 여행자들께서는 위의 일화를 참고하여 잘 피해가길 바란다. 일단 이 정도로 정리 하였으며, 모든 여행팁들에 대해서는 이 글에 총 망라 예정이다. 기억나는대로 아래에 추가예정이니 참고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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