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4. 11:59ㆍ미국 시애틀 (2022)
스페이스 니들을 스쳐지나간 후에는 켄모아 에어(Kenmore air)의 수상비행기 선착장을 거쳐 케리공원(Kerry park)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항공투어를 하지 않았지만 왜 켄모아 에어 선착장에 갔냐고? 수상비행기가 어떻게 이륙하고 착륙하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싶었기 때문(지극히 개인적인 호기심이다). 그리고 케리공원에가서 시애틀 시내뷰를 감상하기로 결정. 케리공원의 도심뷰는 해질녘부터 그렇게 이쁘다고 한다.
스페이스니들 → 켄모어 항공투어 선착장까지는 1마일 가량, 여기서 케리공원까지는 1.3마일, 걷는시간으로만 치면 대략 도합 1시간정도다. 두 발로 걸어다니는게 또 여행의 제맛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동선이 생각보다 긴 여정이었다. 길 잘못들어서 벵글벵글 돌기도 하고 케리공원까지 가는길은 가파른 언덕배기, 말 그대로 등산이었다. 게다가 이날 신은 신발은 쿠션이라고는 없는 단화. 덕분에 1마일정도 걷는 시점부터 발바닥이 찌릿찌릿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숙소가서 확인해보니 물집이 꽤나 크게 부풀어 올라와있었다 (다음 여행 시 필수 준비물 : 쿠션좋고 가벼운 신발).
# 케리공원
케리공원은 사실 엄청나게 잘 꾸며놓은 그런 공원이 아니라 동네 만남의장소 급의 작은 공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시애틀 도심뷰(특히 해질녘 및 야경)가 워낙 좋다보니 관광객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는 듯, 다들 차타고와서 시애틀 뷰를 즐기며 사진찍는다. 이 동네가 아마 시애틀의 한남동인것 같은데 여기 사시는분들은 가볍게 산책하며 매일 감상하며 살 수 있겠더라. 나는 예상치 못한 등산과 물집의 고통으로 실신 직전이었지만 뻥 뚫린 도심 뷰를 보며 정신을 잡을 수 있었다.
# 켄모아 항공투어
여기는 추후 방문하였을 때 해보고 싶은 투어다. 호숫가에서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 시내를 한바퀴 도는 일정인데, 30분에 120~130불정도, 이 정도면 투자해볼만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상비행기가 어떻게 이륙하는지 정말 궁금해서 내눈으로 직접확인해보고 싶었다. 잠시 쉬어가는 겸 호숫가에 앉아서 한참동안 지켜보았고 생각보다 아주 부드럽게 이륙하고 우아하게 착륙하더라. 개인적으로는 참 신기한광경이었다. 나중에 아내에게 같이 비행기 투어하자고 조를 예정.
켄모아 선착장은 거대한 유니언 호수(Union Lake)옆에 위치. 어린 학생들이 카누타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사실 일반 여행객들에게는 별 관심없겠지만 나에게는 센세이션한 장면. 부드럽게 잘 이륙하고 착륙할때도 호수위에 백조처럼 살포시 내려앉는다. 그리고 도심 한복판에서 경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비행기 랜딩부의 부유체 때문에 효율이 좋지 못하다고 한다.
그렇게 눈으로 보고싶었던 수상항공기(수륙양용 항공기, amphibious aircraft, seaplane). Amphibian이 양서류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수륙양용이란 뜻도 있더라.
호숫가에서 멍때리며 수상항공기 잘 구경하고 이제 케리공원으로 도보 시작. 그런데 여기는 완전 산이다 산. 과장 좀 보태서 관악산 등산하는 느낌이다. 대신 지대가 높기 때문에 슬슬 시애틀 시내가 눈에 잡히기 시작하는 것이 위안거리였다.
뭔가 범상치 않은 주택가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이 동네가 시애틀의 부촌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여유로움의 상징인 클래식 카도 보이기 시작한다.
케리공원에 드디어 도착. 나는 이때 이미 정신이 혼미해졌으며 공원이 생각보다 너무 작고 보잘것 없어서 찍을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뷰가 정말 좋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야경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해질녘 풍경과 야경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훌륭한 장소겠다. 하루의 마무리를 멋지게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내려오는길에 또 우연히 만난 한국영사관. 이때 너무 배고프고 지쳐서 영사관에 들어가서 물이라도 한잔 얻어먹고 싶었다.
출처
[1] https://en.wikipedia.org/wiki/Kerry_Park_(Seattle)#/media/File:Kerry_Park_on_a_nice_evening,_2014-10-19.jpg (케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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