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신혼여행 프롤로그 ('23/8/23~9/2)

2023. 10. 8. 08:12미국 플로리다 신혼여행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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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월드 매직킹덤 메인거리. 불꽃놀이 기다리면서 찍은 사진이다.

우리 부부가 드디어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꿈에 그리던 디즈니월드로!
 
우리는 작년 6월에 결혼했지만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했었다. 늦어도 8월에는 미국에 도착하여 정착 작업을 했어야만 했는데 떠나기 전에 정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때문에 결혼 후 1개월 반정도는 살던 집 정리 및 가족 지인분들께 인사드리는 시간을 가졌고 신혼여행은 아내가 미국으로 건너오고 나서 가기로 했다. 우리의 염원 (+아내의 버킷리스트) 플로리다와 디즈니월드 여행을 잠시 미뤄두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흘러 울 아내가 1월에 미국으로 건너오고 이번 여름방학이 최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애초부터 큰그림은 잡아놓았지만 5월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준비를 시작. 
 
# 여행 일정

올랜도 연중 기온표, 5월에서 9월은 그냥 덥다. 겨울에 꽤나 온화한것이 인상적

우선 언제갈지 결정했어야했다. 플로리다는 미국에서도 최남단에 붙어있기 때문에 연중 온화한 곳. 그래도 디즈니월드에서 즐겁게 놀기 위해서는 너무 덥지 않으면, 그리고 디즈니월드가 붐비는 시즌이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원생의 유일한 장점은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니 언제가 좋을지 이리저리 고민해보았다. 
 
 
 
 

디즈니월드 혼잡도표.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혼잡한 편이나 8월 말부터 한산하다

그래서 내린 최종결론은 "8월 말에 가자!" 였다. 플로리다는 5~8월 모두 덥기 때문에 언제가나 차이 없을것이고,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혼잡도. 미리 다녀온 지인들께 물어보니 너무 붐빌때 가면 어트랙션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는 공통된 의견을 접수했다. 어트랙션 하나 타는데 1~2시간을 소비하면 정말 화가 많이 날 것 같았다. 때문에 한산한 시즌을 찾았어야했고 위에 표를 참고하여 8월중에 가기로 최종 결정!
 
이제 며칠을 다녀올지 결정하는 시간. 애초에는 대략 2주정도로 생각했었다. 마음 같아서는 쿠바까지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절차도 복잡해지고 비용도 많이 증가하기 때문에 일단 쿠바는 놓아주고 플로리다로 한정. 올랜도(디즈니월드,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마이애미 + 키웨스트 다녀오는 10일 일정으로 확정하였다.
 
메인 이벤트인 디즈니월드는 4일을 잡았다. 디즈니 월드 내에도 테마파크가 4개(매직 킹덤, 앱콧, 헐리우드 스튜디오, 애니멀 킹덤)이 있기 때문. 여기에 이번여행에서는 들러리가 되어버린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도 1일 배정 (사실은 이곳도 제대로 보려면 2~3일은 필요할 수도 있었다). 여기에 플로리다 남쪽의 마이애미, 키웨스트, 그리고 드라이 토르투가 국립공원까지 하여 5일을 계획. 총합 10일을 채웠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래도 며칠 더 있었어도 괜찮았을 법 했다는 점. 부자동네로 유명한 템파 (Tampa)와 에버글레이드 국립공원 (Everglades National Park), 동북쪽의 나스카로 유명한 데이토나 비치(Daytona beach), 그리고 쿠바(Cuba)까지도 같이 다녀오면 더 좋았을 법했다. 특히 쿠바여행은 꼭 가보고싶었는데 앞서 언급하였듯 쿠바에 가기에는 조금 절차적, 시간적인 부담이 있었다. 정리하면 2~3주 정도 잡으면 플로리다 여행 잘 하고 왔다는 소리 들을 수 있겠다. 
 
 
 
# 플로리다 8월 날씨?

마이애미 비치, 백사장이 넓고 길기도 길었다.

플로리다 8월 날씨는 적당히 더운편이고 습하기도 살짝 습한데 찜통더위급은 아니었다. 그리고 디즈니 월드 일정 중간에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강타했는데, 대부분 흐린날이었고 역시나 과하게 습하지 않아 괜찮았다. 나는 겨울을 더 좋아하는 편에 여름 습하고 숨막히는 더위에 굉장히 고통받는 성향임을 참고하면 좋겠다. 이렇게 큰 그림은 다 잡았다. 이제 다음은 예산. 크게 교통비(비행기, 렌터카)와 숙박, 식비, 그리고 쇼핑비용으로 나눠보았다. 
 
 
 
# 항공편

델타항공 마일리지로 국내선 쏠쏠하게 이용하고 있다. 델타 아멕스카드 추가 할인혜택도 있다.

우선 비행기는 그동안 모아두었던 델타항공 마일리지로 해결하였다. 1인당 23,800 델타마일 + $11.2로 비행기표 해결! 1 델타마일을 1센트로 가정하면 $250 정도인데 여튼 내 지갑 기준으로는 $11.2에 플로리다를 다녀왔으니 혜택 쏠쏠하게 받은 느낌이다. 참고로 델타항공 마일리지카드는 여행을 자주/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카드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델타항공마일 사용시 15% 할인혜택도 있고, 추가 수화물도 무료로 제공해준다. 이전에 다녀온 시카고 여행도 15,700 델타마일 + $11.2로 항공권 해결했다.
 
 
 
# 렌터카 (숨겨진 복병)

이 하얀 K3(미국명 포르테)를 빌리는데 하루에 $120씩 지불

다음은 렌터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이상하게 많이' 지불한 비용이기도 하다. 미리 웹사이트에서 예약하니 $320로 5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하여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공항 렌터카 라운지에서 이 비용 저 비용 추가추가 되어 결국 $680까지 상승하였다! 보험이 $175에 운전자 추가비용이 $68, 톨비 $70, 여기에 각종 세금이 추가되니 두배가 되었다. 당황스럽긴 했으나 빨리 여행해야하는데 어쩌겠는가 그냥 받아들여야지. 
 
 
 
# 숙박 (하얏트 플레이스 호텔 + 디즈니 리조트)

우리를 반겨준 미키, 덕분에 어린이 시절 자아를 다시 찾았다.

그리고 다음은 숙박. 생각보다 미국의 호텔은 저렴하지 않다. 에어비앤비도 생각만큼 신통하지 않았다. 결국 플로리다 남쪽에서는 3성호텔에 주로 머물기로 하였고, 하얏트호텔의 보급형 브랜드인 하얏트 플레이스에서 대부분의 숙박을 보냈다. 뭐 나쁘지는 않았는데 $120 정도의 가격에 걸맞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생각. 반면 키웨스트에서는 일반 호텔에 머물렀는데 이곳이 아주 마음에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디즈니월드에서는 올스타 스포츠(All-star sports) 리조트를 선택했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특히 디즈니 리조트에 머무는 것이 혜택이 있는데, 우선 모든 디즈니월드까지의 교통편이 무한 제공되고, 개장 전 30분에 미리 입장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진다. 때문에 디즈니월드에서는 리조트에 머무는것을 강력 추천한다. 우리가 선택했던 올스타 스포츠 외에도 다양한 리조트가 있다. 여유가 된다면 호텔급의 더 좋은 리조트를 선택할 수도 있다.
 
 
 
# 식비

라면과 참치를 김에 싸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식비는 가능한 저렴하게 가기로 했다. 플로리다가 식도락으로 유명한 것 같지 않았고, 여행의 목적이 디즈니월드와 플로리다의 자연을 흠뻑 즐기고 오는 것이었기 때문. 요즘 미국에서 제대로 식사하려면 인당 한끼 기본 $15~30를 내야하는데 이를 아끼고 다른 곳, 예를 들면 디즈니 굿즈 구매나 지니플러스 (추가 지불하여 빠른 어트랙션 탑승) 등에 사용하는게 더 현명한 선택같았다. 집에 쌓아두었던 라면, 즉석밥, 참치, 과자 등등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요긴하게 소진했고 호텔에서는 항상 조식을 제공해줬기 든든하게 식사하고 일정을 시작하여 식비를 꽤 아낄 수 있었다. 
 
# 쇼핑
쇼핑도 이번 여행에서는 자제했지만 디즈니 굿즈 구매에는 아끼지 않았다. 아내는 애초부터 디즈니굿즈에는 아끼지 않기로 선언했었고 실제로도 열정적으로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원하는 굿즈를 쏠쏠히 구매한 것 같다. 다만 굿즈의 질이 엄청 좋다는 느낌이 안들었다는점. 생각보다 지갑을 여는 소위말하는 예쁜 물건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비수기여서 그런가 싶기도 했는데 여튼 눈이 돌아가서 신용카드에 불이 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마이애미에서 방문한 아울렛에서는 신발한켤레와 디즈니 굿즈만 구매. 우리의 미네소타의 최고장점이 의류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점이기 때문에 굳이 옷을 구매하지는 않았다. 미네소타에는 없는 뉴발란스와 디즈니 아울렛 스토어에서만 구매.
 
# 기타
디즈니월드 일정에는 많은 체력이 필요한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의 일정을 5일내내 했고, 하루종일 밖에서 걷고, 서있고, 또 어트랙션까지 타는 일정이었으니 재밌고 좋고 흥미롭기는 한데 숙소로 돌아오니 체력방전으로 저전력모드가 되곤 했었다.  급기야 나는 돌아온 주말에는 하루종일 실신해있었다 (반면 아내는 쌩쌩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디즈니월드 일정 한복판에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올랜도 및 중북부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일이 있었다. 덕분에 핸드폰 붙잡고 매시간 날씨를 체크하고 있었어야 했는데, 아주 다행히도 살짝 빗겨갔다. 덕분에 디즈니월드 입장객이 많지 않아서 비교적 쾌적하게 어트랙션을 탈 수도 있었고 흐린 날씨덕분에 아주 덥지도 않았다. 지니플러스팩도 하루만 신청해도 됬었다.

 

# 그리고 총평

아주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특히 디즈니월드에서의 느꼈던 설레임은 평생 잊지 못할것 같다. 요즘은 어릴적만큼 열정적이지 않아 꽤나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예전의 에너지를 다시 깨운느낌이 든다. 사그라들던 여행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고나 할까? 그리고 우리 아내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는것도 흐뭇했다. 평소에는 안그렇던데 여행내내 어찌나 활동적이던지 하루종일 걸어도 발도 안아프다 그러고 새벽 5시부터 나갈 준비하는 날도 있었다. 나도 여행할때  돌아다니고 여기저기 많이 가는 편인데 아내 덕분에(?)  알찬 여행이 되었다. 

 

플로리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좋은 추억 많이 쌓아온 것 같아서 또 좋았다. 아내와 저녁으로 라면을 먹어도 행복했고, 장시간의 운전도 지루하지 않았으며 (물론 옆에서 잤다고 구박받기는 했음), 10일의 여행이 너무 짧아서 아쉽기도 했다. 여행기 잘 정리하여 종종 꺼내보면 더 좋겠다. 그리고 아마 다음 플로리다 여행은 가족이 되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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